우리나라 영화 관객의 영화 선택 사유 1위. '시간이 맞아서' 로 보게 되었다. 벤자민..과 체인질링은 재미있는걸 보고 싶은 마음에 제외해두었다.
여차여차해서 보게 되었는데, 이거이거 완전 재미있다. 사전정보 없이 본 영향도 있지만, 나도 20대 후반이어서 그런지 솔직하고 공감되는 이런 얘기에는 마음을 활짝 열어버리나 보다 -ㅁ-;; 같이본 친구의 끝나고나서 한 한마디는 '서양애들도 비슷하네' 였는데, 이것도 완전 공감.
동네가 좁아서 전부 친구의 친구, 아는사람의 아는사람인데 인면맹(특히 서양애들)인 나에게는 조금 헷갈렸다. 마지막에는 약간 서둘러서 끝내려는 느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있었으므로 인정.
오랫만의 미야자키 하야오. 솔직히 최초 포스터가 나왔을 때는 너무 애기들 같아서 별로 볼 마음이 없었다. 포스터 몇 번 더 보고, 예고편 보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쩌다 어쩌다 보았다.
인어공주를 모태로 한 스토리인데, 얘기를 듣기전까지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마지막에 물거품을 들었을때는 "절대 그럴리 없지" 라는 생각만 들었을 뿐;;
확실히 부드러운 맛은 떨어저도, 정감있고 동화적인 작화는 빠져들 수 밖에 만든다. 게다가 귀여운 캐릭터들. 그리고 포뇨가 여자애가 되는 장면은 정말 한다미로 뾱뾱! 보는 내내 주변에서 '귀여워~', '카와이이~' (응?) 등의 탄성이 나왔다.
그렇긴 해도, 너무 애들스러운 긴장감 없는 단순한 플롯이라 내가 이제 아저씨가 된건가 하고 걱정했다. (아저씨 맞지 뭐..)
볼트 Bolt, 2008
포뇨를 보고나니 또 애니메이션이 보고 싶기도 하고, 연말/연초에 볼만한게 워낙 없어서 찾던 도중 재미있어 보일꺼 같아서 보게 되었다. 슈퍼독 얘기라는 내용만 알고 있다가 급 보게 되었다.
역시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부드럽고 미려한 화면들은 보는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슈퍼독을 연기하는 개의 이야기 인데, 보편적인 소재이지만 차근차근 알아가는 과정은 역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소소한 재미중에 단연 백미라면, 동물친구(...)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걸 인간친구들이 듣게 되면 전부 '냥냥', '컹컹', '찍찍' 이라는 것이다. 이 역시 당연한건데 연출을 그렇게 해두니 꽤 재미있었다.
그래도 참.. 늙었나. 왜 이리 애들스러운지. 정말 영화 안보다가 요즘들어 많이 보고 있어서 눈이 급격히 올라간건지. 좀 더 동심으로 돌아가야 복학생활이 순조로울텐데 말이다.
두 편 다 재미있게 본 편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요즘의 감성코드가 즐겁고 재밌게가 아니라서 그런가보다. 먹먹한 감성을 유지하기 위해 에쿠니 가오리와 브로콜리 너마저 투입중
시작하기 조금 전부터 출연진들이 다 모여서 종이컵차기를 한다. 벌칙은 소극장 한바퀴 돌면서 '나는 바보다' 외치고 다니기. 관객과 거리도 좁히고, 스스로 긴장도 풀려고 하는 것 같다. 별거 아닌데 생각보다 흥미롭다. 뮤지컬 초반부에 유준상이 라면을 먹는 씬이 있는데, 때마침 저녁을 먹지 않고 봐서 너무 맛있어 보였다;;
내용은 전체적으로 우울하다. 노총각 음악선생은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코미디언이 되고 싶은 라이언의 부모님은 이혼하고,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나이트에서 일수하고.. 유준상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영화 작가는 사채때문에 쫓겨다니고.. 그러고 저러다가 자살하는 것으로 뮤지컬은 끝난다.
나오면서 포스터를 다시 보는데 '신날것 없는 세상, 음악같은 삶의 진동을 느껴라!' 라는 카피가 다시 눈에 띈다. 딱 저 카피가 뮤지컬 전체를 요약한다고할까. 포스터에서 악기를 다루는 장면을 보고 상상한 극과는 일만이천광년정도 차이가 있는 내용이었다. 그래도 유준상, 라이언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노래를 꽤 잘해서 (연습을 많이 했겠지) 뮤지컬 자체는 그럭저럭 즐길 수 있었다.
회사에서 보여준다기에 아무 생각 없이 보러간 뮤지컬. 회사에 사람이 많아서 3일에 나눠서 보러 갔었는데, 그 마지막 1일에 보러가게 되어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스포일링을 당했다 (....) 1부는 재밌는데 2부는 재미없다는 스포일링;;
이러한 스포일링을 뒤로하고, 거의 퇴근시간즈음 나와서 동대입구역으로 이동하였다. 장충동 족발을 그냥 먹고 공연장에 도달했더니, 너무나도 커피가 간절하였는데 3000원짜리 아메리카노밖에 안판다. 으으 자판기 하나 뒀으면 정말 불티났을텐데 (심지어 아메리카노 매출보다 더) 안타깝다.
지붕위에서 바이올린을 켜는걸로 1부의 막이 오른다. '전통! 전통!' 을 외치는 인물들. 초장부터 전통을 두고 대립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주인공인 테비에 아저씨는 유태인으로, 러시아의 한 지방인 아나태프카에서 전통을 지키며 다섯 딸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러한 평온한 나날들에 딸 아이들이 혼기가 차자 부모가 정한 혼담을 하려 하는데, 첫째딸은 자기가 좋아하는 마을 친구와 결혼을 하겠다고 한다. 둘째 딸은 타지에서 온 낯선 남자와 결혼을 하고, 셋째딸은 유태인을 핍박하는 러시아인과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는 와중에 유태인 추방령에 따라 정든 고향인 아나태프카를 떠나는 장면으로 극은 막을 내리게 된다. 딸 많으면 고생인건가 (.....)
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유태인 얘기다보니 종교적인 부분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유머러스하게 넘어가고, 자연스러운 일상이라 보는게 맞겠지만 말이다. 존중되고 지켜져야할 전통도 가장의 권위 정도가 되겠는데, 세 딸의 결혼을 통해 이런 전통이 깨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긴 했지만 극 초반에 '전통송'을 부르면서 외쳤던 정도는 아닌거 같아서 조금 실망을 했다. 용두사미랄까. 특히 지붕위의 바이올린이 왜 전통인지는 정말 모르겠다. "위태위태하지만 전통이니까요!"라는 말은 아닌 밤에 홍두께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게다가 결말도 추방령이 떨어지면서 쓸쓸히 퇴장하는 부분에서 이 뮤지컬이 어떤걸 말하고 싶었는지, 어떤 느낌을 전달해주고 싶었는지 잘 모르겠다. 고생고생 하다가 이산가족 된 파비에 아저씨네는 '인생 뭐 있어' 하는 느낌만 전달된다 (....)
이렇게 써놓으니 비판적으로 재미없게 본거 같지만,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이 뮤지컬의 음악은 정말 좋았다. 바이올린도 좋고, 뒤에서 직접 연주를 하니 더욱 좋은거 같달까? 파비에역을 하신 김진태씨도 굵고 힘있는 목소리로 역에 잘 어울리는 연기를 보여주셨다. 전체적인 군무도 짜임새 있고, 러시아 관료들의 러시아 전통춤도 재미있었다.
극이 끝나고는 "빨리 안나가면 차 엄청막힘 (정보)" 이란 말을 들었기 때문에 커튼콜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후다닥 나와야했다. (지하철 막차가 간당한 시간이어서) 공짜로 보았기에 그래도 잘 보았지만, 돈 다 주고 보기에는 쬐끔 아까웠을꺼 같다.
덧. Fiddler On The Roof의 원제를 보는 내내 Fiddler가 생각났다. 이래서 직업이 중요하구나;;